체크리스트 : 이사

“체크리스트”에서 이주와 정착에 필요한 과정과 절차들을 한 번 더 둘러보려고 합니다. 정보 제공의 목적보다는 최종 점검 차원에서 그동안 검색한 내용들을 정리 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제공하는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상황에 맞춰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결과이므로 정확성이나 보편성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나중에 정착후기를 기대해주세요. ^^;;

여행을 가거나, 이사를 가거나, 출장을 가거나… 목적은 달라도 짐을 싼다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 중에서 가장 골치 아픈 건 아마도 국경을 넘기 위한 짐을 싸는 것이 아닐까.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는 일단 애가 없고, 또 돈을 들여 산 명품 가구 따위가 없다는 것.

해외 이사업체를 이용한 후기들을 살펴보니 큐빅이라는 단위를 쓴다. 1m3을 얘기하는 건데, 짐들을 부피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하게 된다. 보통 기본이 3큐빅인가 했던 거 같은데, 최종적으로 부피를 정할 때에 장난질을 많이 친다는 얘기가 많다. 다행히 우리는 기본 3큐빅을 채우기도 어렵고, 채운다고 해도 돈이 없어서 업자들의 농간에 넘어갈까 고민을 할 이유는 없다. 물론, 돈만 여유가 있다면, 좀 양아치 짓을 하더라도 그냥 싸는 거 부터 맡기면 편하기는 할텐데… ㅠㅠ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몸으로 때울만큼 힘이 남아 있으니 그것도 좋지 아니한가. ㅠㅠ 

여튼, 이것 저것 다 알아보아도 우체국 선편 소포만큼 싼 건 없다. 다만, 이것이 부피가 아니라 박스당 무게로 비용을 산정하고, 또 그 무게는 박스당 20kg이 맥시멈이라는 게 단점. 짐을 쌀 때 무턱대고 싸면 안 되고, 항공기 여행을 위한 짐을 꾸릴 때처럼 무게를 신경을 써야 하는… 그러니까 몸도 피곤한데 머리까지 아파야하는 매우 안타까운 단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아래 사진을 잠깐 보자.

구글에서 우체국 선편소포를 조회해서 요금조회로 들어가면 잘못된 접근이라고 나온다. 우리나라 행정의 수준이 또 한 번 돈 없는 서러움을 자극한다. ㅠㅠ 여튼 우체국 선편소포의 요금을 알아보기 위해선 ‘우체국’도 아니고, ‘우정사업본부’를 검색해서 뚜벅뚜벅 한 클릭 한 클릭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참고로 순서를 정리하면…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www.koreapost.go.kr) > 사업분야 > 우편 > 국제우편 > 국제우편요금 > 국제소포 의 순으로 가면 우선 항공우편 요금이 나오고 그 아래 쪽에 다음과 같은 선편 소표의 요금이 나온다.

일본은 1지역이므로 20kg 박스 당 45,500원. 목표는 10개 정도인데, 어찌 될 지 모르겠다. 오키나와에 가려고 했을 때에 거의 다 버리고 가려고 했던 겨울 옷들을 다시 챙겨야 할 거 같고… 팔아버릴까 했던 온수매트도 가져가고… 최대한 15개까지 맞춰 보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대략 요금만 69만원 정도. 그리고 개당 1만원선인 플라스틱 박스 가격까지 해서 최대 85만원 정도를 이사 예산으로 잡고 있다. 물론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5층에서 20kg 박스들을 혼자 내려야 하는 나의 인건비는 없…ㅠㅠ

또 한가지 생각해야 하는 건 이삿짐을 부치는 시점이다. 보통 떠나면서 살 집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해외 이사 전문 업체나, 우체국 모두 중간에 주소를 바꿀 수 있는 옵션을 준다. 항공 운송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배로 가는 건 중간에 바꿀 수 있는데, 우리의 경우는 앞서 얘기한 대로 집을 구한 다음 다시 나왔다가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부모님 집에 짐을 임시로 보관했다가, 집을 구하고 나왔을 때 부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짐을 싸기 전에 할 일은 버릴 거 버리고, 팔 거 팔면서 짐을 줄이는 건데, 이건 올 초부터 중고나라를 통해서 3분의 1가량 진행했다가 잠시 쉬고 있다. 별의 별 인간 군상들을 다 만나는 거라 한꺼번에 많이 파는 건 간단치 않다. 특히 중고거래를 하면서 소비자 지상주의를 내세우려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스트레스가 상당한데… 환경도 그렇고, 그거 사느라 쓴 돈도 그렇고… 눈 딱 감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부딪힐 예정. 그 동안은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나… 했는데, 이제부턴 정신없는 두 달이 될 듯하다.

이사 이야기 끝! ^^;;

일본국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로 간다.

후쿠오카는 오이타에 있는 아내의 외가에 가기 위해 들리는 곳이란 이미지 밖에 없다. 나에겐 하카타 역에서 오사카행 신칸센을 타기 위해 역사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서 30분 정도 시간을 보낸 게 후쿠오카 체류의 전부였고, 아내도 그런 식으로 후쿠오카를 스치듯 지나기만 하였다. 근데 왜 후쿠오카인가.

맨 처음 오키나와에서 정착하기 위해 하려고 했던 건 “김밥 장사”였다. 20년 넘게 영상을 만지던 놈이 하기엔 좀 뜬금 없지만, 영상에 좀 지치기도 했고, 당장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에서 영상으로 오키나와에 정착을 하는 건 더 뜬금이 없는 일이라, 가급적 의식주와 관련된 아이템을 골라 조금씩 배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2년 정도 음식과 외식 관련 업계에 있다보니 김밥이란 아이템이 만만해 보인 것도 있었고… 여튼 살짝 색다른 김밥 아이디어도 있었고, 괜찮을 거 같았다. 

근데, 문제는 내 기술이나 경험 같은 게 아니었다. 올 초 오키나와 구석구석을 돌면서 답사를 해 본 결과, 위치가 조금만 좋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라 파리를 상대로 장사를 하기 딱 알맞는 곳이 오키나와란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김밥으로 천국을 만들거나 오키나와에서 갑부가 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고, 생계에 지장이 없을 정도면 좋겠다는 바람만 있었지만, 그게 좀 많이 불안해 보였던 거다.

물론 좋은 위치에 가게를 차릴만큼의 여유는 없었기 때문에 고민이 커졌다. 그러다가, 내 재류자격 변경과 관련하여 상담차 들렀던 입국관리국에서 만난 한 사람으로 인해 우리는 일단 김밥을 내려놓고 다른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한국 여자와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한 일본 남자였는데, 서울에서 약 8년동안 오코노미야키 집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작년에 건물주가 가게세를 과도하게 올려달라고 해서 결국 가게를 접은, 한국에선 흔한 스토리도 갖고 있었는데, 그 때 여행을 와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던 오키나와로 오기로 하고 와서 가게 준비를 하고 있던 차였다. 그게 1월 말이었다. 

그가 준비하던 가게가 우리가 묶던 호텔과 가까운 곳이라 우연히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오키나와에서 가게를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웠던 점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나중에 오면 한 수 가르침을 부탁하기도 했고, 라인 아이디도 교환하면서 잘 지내보기로 했다. 외식업에 완전 초짜였던 우린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오키나와로 갈 날이 80일 정도 남았을 때, 아내는 그에게 안부를 물었는데,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2월 초에 가게를 오픈 한 그는 한 달 정도 운영 후 5천만원 이상 들어갔다던 가게를 접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 온다고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장사가 되지도 않고, 잘 될 기미도 안 보인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줄을 서야 먹는 가게를 운영했던 사람으로서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던 거 같다. 그가 했던 얘기 중의 하나가 “사람이 너무 없다”는 것이었다. 한 번 온 손님을 반드시 단골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그의 가게는 나하 시내 최대 번화가라 할 수 있는 국제거리의 시작점인 현청 앞에서 서쪽으로 두 세 블럭 들어와 있는, 내가 보기엔 그렇게 나쁜 위치도 아니었지만, 한 달만에 장사를 접을 정도로 뭔가 안 좋았던 거 같다. 

물론, 다른 더 중대한 이유가 있는데, 거의 남과 다르지 않은 우리에게 장사를 이유로 댔는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우리는 이를 계기로 다시 원점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했고, 일단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영상으로 다시 먹고 살 방법을 찾아 보기로 했는데, 역시 내 일본어 실력이 걸림돌이 되어 어떻게 해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하루하루만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알게 된 것이 구매대행업이었다. 

혹시라도 일본에 가서도 할 수 있는 영상일이 있나 구인사이트를 열심히 살피기 시작했는데, 한 쇼핑 포털 회사에서 영상 프로모터를 찾는다는 공고를 보았다. 해외 직구로 특화된 회사였다. 지원을 했는데 면접까지 보게 되었고, 면접을 보고 오는 길에 이거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 회사와는 일단 오키나와로 넘어가 자리를 잡은 다음 다시 연락을 하기로 했는데, 꼭 그 회사와 같이 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셀러가 되는 게 여러가지로 흥미도 있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왼쪽 메뉴에 있는 ‘쇼핑 지원실’에 관련 내용이 올라올 예정)

처음엔 일단 집에서 영상으로 리뷰를 만들고, 구매대행으로 시작하지만, 조금씩 확장을 하여 직접 아이템들을 발굴하여 판매하는 쪽으로 가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런 생각을 해 갈수록 오키나와에 대한 동경은 쇼핑, 물류와 관련해선 여러가지로 불리함을 가진 오키나와의 현실로 인해 조금씩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게 따지면, 가장 유리한 곳은 도쿄 혹은 최소한 수도권이겠지만, 부담스런 정착비용도 비용이고, 아무리 일 때문이라곤 하지만, 오키나와에서 가지려고 했던 여유로운 삶에 대한 기대까지 모두 버리고 인간들이 바글거리는 곳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오사카는 아내가 자란 곳이라 설레임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삿포로는 추위를 싫어하는 아내 때문에 탈락…

그러다 문득, 요즘 후쿠오카가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생기는 곳이고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란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한국과도 가까우니 한국인들을 상대로 구매대행을 할 때 아무래도 유리할 거 같기도 했다. 부랴부랴 부동산 시세를 찾아보니, 오키나와와 비교하여 관리비 등은 조금 비쌌지만, 전체적으로 집세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전에 언급했던 운전면허를 바꾸기도 간단하고…ㅋㅋ 

며칠동안 아내와 이런 저런 상황들을 상정해가며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다. 아내도 나도 오키나와의 하늘과 바다는 쉽게 잊혀질 수 있는 그런 기억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정이 더 쉽지 않았지만, 내가 일본에 적응을 하기에도 후쿠오카가 수월할 듯 하니, 열심히 적응하고 자리를 잡고, 오키나와는 그 다음에 좀 더 여유롭게 가는 걸로, 그러니까 포기가 아니라 뒤로 미루는 걸로 하고, 드디어 후쿠오카에 가는 것으로 결정을 하였다. 

솔직히 오키나와에 가기로 했을 땐, 가서 주말에 뭐하고 놀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일과 관련한 생각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물론 후쿠오카도 먹거리가 훌륭한 곳이니 그에 대한 기대는 이미 차고 넘치는 중이지만… ^^;; 

행선지만 바뀌었지, 나머지 절차는 크게 달라질 게 없으니, 체크리스트를 비롯하여 이주 및 정착기는 계속해서 업데이트 할 예정이니, 관심 요망. ^^;;

오키나와 이주 및 정착기를 마칩니다.

제대로 이주도 안 하고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만, 제목 그대로입니다. 오키나와 이주 및 정착기는 총 6개의 글을 끝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왜냐! 오키나와를 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ㅠㅠ

지난 1주일간 저희 부부는 몇가지 이슈를 놓고 정말 열심히 고민을 했고, 그 결과 오키나와 대신 후쿠오카를 선택하였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던 그 하늘과 바다를 포기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향후 2~3년간은 우리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텐데, 거점 선택을 너무 낭만적으로 한 게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 때마다 생각했던 게 하늘과 바다였는데, 문득, 만약 이것 저것 잘 안 되면, 하늘과 바다만으로 버틸 수 있겠느냐… 하는 불편한 질문을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더 늦기 전에 정면으로 부딪혀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도도 그렇다고 하지만, 오키나와도 텃세가 매우 심하다고 합니다. 이건 사람들이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와 관련된 부분이라 정착하여 살 경우엔 간단히 무시할 수는 없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아내가 여기저기 알아본 바로는 내지인이나 외국인에 대한 텃세는 물론, 오키나와 내의 지역별로도 결속이 강하고, 타 지역과 구분을 명확히 하는 성향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제가 일본말이라도 잘 하면 모르겠지만, 술도 못 먹고, 사교적이지도 않은 놈이 일본말까지 서툰 상태에서 오키나와에서 뭔가 일을 벌이고 적응을 하는 건 허들이 좀 많이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간단히 불식시킬 수 없었던 게 이번 결정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오키나와나 후쿠오카나 저에겐 큰 차이는 없습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건 한국을 뜨는 것이기 때문이고, 다른 글에서 말씀드린 거처럼 우리가 바로 갈 수 있는 일본의 여러 도시 중에서 다른 하나를 고른 것이니까요. 근데, 왜 굳이 후쿠오카인건가… 에 대해선 “후쿠오카 이주/정착기”에서 간단히 따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여튼, 사정이 이렇게 갑자기 변하여, 수선스럽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리고 양해를 구합니다. ㅠㅠ 아, 그리고, 이런 공지의 글 이외에는 경어체를 쓰지 않기로 한 점도 양해를 구합니다. 평소 성격이 그렇게 생겨먹지를 않아서, 쓸 때마다 오글거리고 제대로 생각을 전하지 못하는 거 같아서 그러지 않기로 한 점, 이 자리를 빌어 공식적으로 말씀을 드리고 오늘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체크리스트 : 배우자 비자

“체크리스트”에서 이주와 정착에 필요한 과정과 절차들을 한 번 더 둘러보려고 합니다. 정보 제공의 목적보다는 최종 점검 차원에서 그동안 검색한 내용들을 정리 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제공하는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상황에 맞춰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결과이므로 정확성이나 보편성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나중에 정착후기를 기대해주세요. ^^;;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가 미국에서 결혼을 했기 때문에, 혼인과 관련한 행정 처리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더우기 결혼식도 나중으로 미루고, 뉴욕 시청사에서의 간단한 혼인 신고식1만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할 정도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행정처리를 위해 태평양을 건너는 건 당연히 생각도 못했고…ㅠㅠ 그래서 우편으로 필요 서류들을 받고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고, 최초 혼인 증명서가 제3국에서 발행된 탓에… 여튼 좀 복잡하게 진행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결혼하고 2년 정도 미국에서 더 살다가 한국에 와서는 아내의 배우자 비자, F-6 비자를 신청했는데, 아내의 성을 바꾸느라 다시 한 번 번거로웠었다. 아내가 성을 바꾸었으니 여권도 바꿔야 하는데, 당시 아내의 여권 만료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고, 비용도 비용이라 그냥 귀찮고 말자… 하면서 옛날 여권으로 한국에 들어왔고, 그래서 처음 외국인 등록증엔 여권기준으로 원래 성이 찍혔고, 그걸로 만든 첫 통장에도 ‘안’대신 ‘나가시마’가 찍혔었다. 나중에 여권을 바꾸고 외국인 등록증은 바꿨는데, 은행 쪽은 생각보다 번거로워서 그냥 포기했…ㅠㅠ

간략하게 두 문단으로 적었지만, 실제 과정은 참으로 번거롭고 힘들었다. 내가 특별히 싫어하는 게 서류 왕창 챙기는 행정 처리인데, 이제 다시 그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ㅠㅠ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서 행정의 강제력이 낮다고 해야 할까? 한 번 정해진 제도나 절차가 바뀌는 과정이 매우 지난하단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주민번호 같은, 보안상으론 불리하지만, 통제에는 유리한 그런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전산화도 더딘 거 같고, 또 그 외에도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보여서 더 깝깝하다.^^;;

보통 일본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워홀이나 유학, 취업 등 비자를 먼저 받고 들어가는 경우엔 외국인 재류카드를 공항에서 받고 들어가기 때문에 여러가지 행정 절차를 바로 밟을 수가 있다고 하고, 배우자 비자의 경우에도, 보통은 일본인이 일본 내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결혼을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비자를 미리 신청해서 받고 들어가던가, 아니면, 그냥 무비자로 입국하여 일본인 배우자의 주소지에서 재류자격 변경 절차를 밟으면 되는데, 우리는 상황이 좀 다르다.

아내가 일본을 떠나면서 주민등록의 해외 이전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돌아가 보통 일본인처럼 생활을 하기 위해선 다시 주민등록을 해야 하고 그럴려면 거주지가 있어야 하는데, 오사카 출신이라 현재 오키나와에 바로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이 없어서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를 할 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일본의 행정서사의 도움을 받아 정리한 배우자 비자를 받기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6월말 오키나와 입국 (무비자 / 방문목적 : 관광 / 기간 : 25일)2
2. 살 집을 구해서 계약한 다음, 아내의 전입신고.
3. 한국으로 일시 귀국 후, 오키나와에 재입국 (무비자 / 방문목적 : 친지방문 / 기간 : 65일)
4. 서류를 준비하여 재류자격 변경 신청.

아내가 혼자 먼저 가서 집을 구하고 비자를 신청하고, 난 기다리고 있다가 비자가 나오면 받아서 들어가면 물론 돈도 아끼고 편하긴 한데, 짧아도 두 달 정도는 충분히 걸리는 기간동안 떨어져 지내기도 싫고, 또 전에 얘기했던 거처럼 아내는 면허만 땄지 운전을 할 줄 모르는 상태라 오키나와에서 혼자 다니기도 어렵고, 운전도 안 되는 아내가 혼자서 집안 살림을 장만하는 것도 무리이고, 그렇다고 나 올 때까지 빈 집에서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ㅠㅠ  그래서 돈은 들지만 들락날락 하는 과정을 모두 둘이 계속 함께 움직이기로 한 것. ^^;

그냥 무비자에 관광목적으로 들어와서 배우자 비자로 변경하는 경우도 많이 보여서 우리도 그렇게 해볼까 했지만, 행정서사의 조언도 있었고, 또 앞서 언급한대로 우리는 오키나와에 지금 연고지가 없기 때문에 이삿짐을 미리 부치기도 애매한 상태라 그냥 집을 구해놓고 다시 한국으로 와서 구해놓은 집에다가 이삿짐을 부치고 다시 들어가기로 했다.

해외 이사 업체를 이용하면 집이 구해질 때까지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가능한 거 같은데, 우리는 애도 없고, 가구도 없어서 짐도 별로 없는데, 거기다 돈까지 없어서 우체국을 통해 배로 부치기로 했… ㅠㅠ 말 나온 김에 다음 편 주제는 “이사 이야기”로 결정. ^^;;

체크리스트 : 운전면허

“체크리스트”에서 이주와 정착에 필요한 과정과 절차들을 한 번 더 둘러보려고 합니다. 정보 제공의 목적보다는 최종 점검 차원에서 그동안 검색한 내용들을 정리 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제공하는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상황에 맞춰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결과이므로 정확성이나 보편성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나중에 정착후기를 기대해주세요. ^^;;

일본에서 운전면허를 따는 건 돈과 시간이 굉장히 많이 들고, 자동차를 사서 유지하는 데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오사카 출신의 아내는 어릴 때 아예 면허를 따는 시도도 하지 않았는데, 오사카에서 살다가 간 곳이 뉴욕이고, 그 다음에 온 곳이 서울이니 세 곳 모두 전철 시스템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운전면허 없이도 큰 불편없이 지내올 수 있엇다.

근데, 오키나와는 아내는 물론 나에게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아보는 ‘지하철’ 없는 지역이다. “유이레일”이라는 모노레일 라인이 하나 있긴 하지만, 나하 시내 주요부만 관통하고 말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서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고, 주로 버스와 택시가 대중교통을 담당하고 있는데, 도로여건도 그리 좋지 않아 결국 오키나와는 자가용이 교통수단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오키나와로 가기로 결정했을 때, 매일 같이 다닐 수도 없고, 저랑 아내가 따로 이동해야 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가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 중의 하나였다. 아내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급적 운전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운전은 해야 할 거 같고, 뭔가 싸게 면허를 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찾아보다가 한국 운전면허는 별도의 시험없이 바로 교환을 해준다는 걸 알았다.

27년 전에 면허를 딴 나는 당연히 한국에서의 절차 비용 등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또 검색을 했는데, 기능시험을 그렇게 한심한 지도 알게 되었고, 그게 어려워지는 시점이 바로 열흘 뒤!이고, 그래서 이미 전국의 면허시험장의 기능시험은 예약이 끝났고, 학원에서만 가능하다는 것까지… (학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첨 알았음…ㅋㅋ) 정말  그냥 설렁설렁 알아본 거 였는데, 어려워지기 전에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허겁지겁 부랴부랴 서둘러서 학원에 등록을 하고 정신없이 필기를 보고 장난 같은 기능시험 보고… 도로주행 한 번 떨어지고, 드디어 17년 2월 24일 아내는 한국 운전면허를 취득하였다.

일본에서 운전면허를 교환하기 위한 서류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한국 면허증
2. 한국 면허증의 번역문 (주일 한국 영사관이나 JAF(일본자동차연맹)의 공증 필요)
3. 여권 (이전 여권도 모두)
4. 외국인 재류카드
5. 출입국 사실 증명서 (민원24, 주민센터 발급)
6. 사진 1매 (3cm x 2.4cm : 6개월 이내 촬영)
7. 영문 운전 경력 증명서 (필수 아님 / 민원24, 경찰서 발급 / 14일 이내 발급분)

항목별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면허증 취득 일자가 중요하다. 면허를 취득하고 해당국에 90일 이상 체류한 사실이 있어야 면허를 교환해주기 때문에, 면허 취득일자가 면허 교환 신청일로부터 최소한 90일 이전이어야 한다. 그 90일의 체류기간은 반드시 연속적일 필요는 없다고 하는데, 이걸 여권과 출입국 사실 증명서로 확인을 하는 것. 여튼, 90일이 핵심. 우리 부부가 이주 시점을 6월로 정한 것도 이 규정 때문이라능… ^^;

2. 오키나와나 시골에 사는 경우 깝깝한 게 이 번역 공증이다. 영사관이 근처에 있는 대도시의 경우는 비용도 적게 들고 시간도 거의 들지 않는데, 영사관이 없는 오키나와에선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알아본 바로는 오키나와의 경우 민단에서 신청을 받아 후쿠오카 총영사관으로 보내서 처리를 해주고, 아니면 일본 자동차 연맹 사무소를 찾아가 공증을 해야 하는데, 두 경우 모두 최소 1~2주 정도가 소요되고, 비용도 5~6배가 차이가 난다고 한다. ㅠㅠ 신청서는 영사관 홈페이지나, JAF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다.

3. 여권을 갱신했을 경우, 이전 여권을 다 가져와야 하는데 이게 1번에서 얘기한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기 위한 거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더 중요한 건 출입국 사실 증명서가 아닐까. 특히 자동입출국 신청을 하고 나면 여권 상에 입출국 흔적이 기록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체류 기간을 증명하는 건 출입국 사실 증명서이니, 자동 입출국 신청을 한 경우에는 반.드.시. 출입국 사실 증명서를 첨부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행정상의 편의를 위해 뽑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5. 출입국 사실 증명서는 간혹 앞에 ‘영문’이라고 붙이는 분들이 있는데, 엄밀하게 이건 따로 ‘영문 증명서’는 없다. 기본적으로 영어도 아래에 함께 적혀 나오기 때문에 ‘그냥’ 출입국 사실 증명서를 떼면 됩니다. 민원24에서도 되지만, 민원24는 외국인 등록을 한 외국인들에 대한 지원을 무늬로만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출국 전에 가까운 주민센터에 가서 뽑을 예정.

6. 사진은 면허증에 붙일 게 아니고, 신청용. 면허증 사진은 미국처럼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사용한다고 한다. 미국에서의 경험으로 비춰 ‘맘에 들 때까지’는 없다. ㅠㅠ

7. 이 영문 운전 경력 증명서는 일본 경찰이 제공하는 안내문에는 나와있지는 않지만, 몇 달 전 폭풍 검색을 할 때,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또, 이 경력 증명서가 있으면 바로 5년간 무사고 후에 받을 수 있는 골드 면허를 바로 받을 수 있다는 후기도 보았기 때문에 일단 챙기는 걸로. 바로 보험료 때문. ^^;;

어떤 후기에선 신청일 기준 14일 이내에 발급한 것만 유효하다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 나중에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오키나와에 일단 들어가서 재류신분 변경을 해서 배우자 비자를 받은 다음에 면허 교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 껀 신청일 즈음에 민원24에서 받을 예정이고, 아내의 증명서는 역시 외국인이라 출국 전에 경찰서에 가서 발급을 받을 예정이다.

이렇게 준비를 하고 오키나와 운전면허센터를 방문하여 교환을 하면 되는데, 우선 오키나와에 가서 살 집을 구하자 마자 아내의 면허증부터 교환을 시도할 예정이라, 그 때 다시 단계별 사진…까지 찍을 지 모르겠지만, 여튼 나도 한 번 남들 같은 후기를 올려볼까 함. ^^;;

D-65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는 분명 엄청난 매력 포인트. 하지만, 오키나와가 천국이 아닌 이상, 한국보다 좋지 않은 면도 분명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어마어마한 습기,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 날아다니는 바퀴벌레, 에어콘을 고장낸다는 도마뱀 등등… 써 놓고 보니, 한국은 사회 시스템과 시민의식의 수준이 주는 스트레스가 크다면, 오키나와는 맞서야 할 자연의 힘이 결코 만만치 않은 곳이란 느낌…ㅋㅋ

예컨데, 일본 내지인(오키나와 사람들은 본토 사람들을 이렇게 부른다고 함)들의 입장에선 오키나와 사람들은 운전을 난폭하게 해서 운전하기가 겁난다고 하는데, 토탈 30일 정도 운전을 해 본 한국 사람 입장에선 답답할 정도로 규정들을 잘 지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 공공의 약속은 불편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믿고 실천하는 사람에게 일견 답답해 보이는 일본의 시스템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기 때문에, 지금 가장 큰 걱정은 살아본 적 없는 기후에 적응하는 것인데, 이것 역시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ㅠㅠ 

오늘도 관련한 글들을 보면서 아내의 가장 큰 걱정 중의 하나인 바퀴벌레에 대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어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끄적이게 된건데, 7~8센치 정도까지 자라는 바퀴벌레는 3~4층까지 날아오르는 건 일도 아니고, 혹시라도 베란다에 세탁기를 둔 경우, 뚜껑이라도 열어놓는 날엔 거기서 헤엄치고 있는 바퀴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는… ㅠㅠ 

그래서 요즘 우리 부부는 몇가지 대책 중의 하나로 먹자마자 바로 설거지를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일단 음식물들이 밖에 나와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러는 건데… 물론 이렇게 해도 언젠까지 피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뉴욕에 처음 갔을 때 지하철에서 쥐를 보고 기겁을 했다가 몇 년 뒤엔 쥐는 물론이고, 날으는 쥐라 불리는 비둘기가 플랫폼에서 날아 다녀도 개의치 않을 정도가 되었던 경험도 있으니, 괴롭겠지만, 그렇다고 넘지 못할 장애물은 아닐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져보는 걸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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