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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리스트 : 집 구하기 3

“체크리스트”에서 이주와 정착에 필요한 과정과 절차들을 한 번 더 둘러보려고 합니다. 정보 제공의 목적보다는 최종 점검 차원에서 그동안 검색한 내용들을 정리 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제공하는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상황에 맞춰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결과이므로 정확성이나 보편성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나중에 정착후기를 기대해주세요. ^^;;

지난 월요일, 드디어 길고 촘촘한 검색을 마치고, 보증인이 필요 없고, 월세도 적당하고, 위치도 적당한 물건들을 대략 40개 정도 추려내어 그 중 10개 정도를 골라 부동산 중개회사에 문의 이메일을 날렸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그리 흔한 것이 아니라서 사정과 조건에 대해서도 꼼꼼히 적어 보냈다. 물론, 주로 보증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답장들이 날라와서 낙심을 했는데, 핵심은 그 ‘보증회사’ 역시 간단히 넘을 수 있는 장애물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는 점. ㅠㅠ 보증회사에서 가장 먼저 보는 건 취직 여부라는데, 취업이 아니라 자영업을 하러 들어가는 입장에선 당연히 그 조건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나름 안 좋은 조건들의 물건을 고른 건데도 부정적인 답변들이 돌아오니 급 좌절모드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ㅠㅠ

지금 시작 하려는 구매대행업이 대박이 난다는 보장은 절대로 없지만, 틈틈이 알바도 하고 해서 1~2년 내로 자리를 잡을 자신은 있었고, 그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고 오키나와에서 후쿠오카로 선회를 한 게 아닌가. 그런데 당장 들어가 살 집을 구하지 못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 것이다. 일본인이 일본에 살기 위해서 필요한 건 국적 플러스 보증인이란 허전한 농담까지 하고 있던 차에 한 부동산 중개업자에게서 제안 하나가 날라왔다. 바로 공영주택이었다.

흔히 UR이라고 부르는 공영주택. Urban Renaissance Agency(도시 재생기구)라 불리는 UR은 우리로 치면 LH공사 같은 곳이고, 각 지자체별로도 서울의 SH공사처럼 공영주택을 관리하는 조직들이 있다. 난 몇 년 전에 본, 이 UR의 민영화 위기를 다룬 다큐 때문에, 그리고 아내는 어릴 때 살았던 곳이었기 때문에, 좋은 인상으로 기억되지 않는 그 UR.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낡고 오래된…이었다.

(출처 : www.1cms.info)

UR 자체가 50년대에 주택난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임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대규모 택지 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탄생한 일본주택공단을 모체로 삼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서민을 위한 주택지원의 차원에서 임대료도 저렴할 뿐더러 보증인도 필요없다. 하지만, 아무리 임대료가 싸고 조건이 좋다고 해도 대부분이 70년대에 지은 건물들이라 애써 들어가 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보증 문제가 이렇게 힘들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고려했을 것이다.

근데, 우리가 처음에 가려고 했던 곳이 오키나와였기 때문에 UR은 우리의 고려 대상에서 빠져있었던 것이다. 왜냐, 오키나와엔 UR이 없기 때문이었다.1 오키나와도 부동산 보증과 관련해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빡빡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거기 UR이 없으니 공영주택을 이용하는 걸 생각해보질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앞서 얘기한 대로, 특히 아내는 그 느낌이 낡고 후져서 애초부터 UR에 가는 건 생각지 않았던 것.

그 업자가 우리에게 공영주택을 제안한 건, 공영주택의 경우,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면 특별한 심사없이 입주가 허락이 되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 여건은 되고 있으니까… 아내와 난, 특히 아내는 처음에 좀 실망했지만, 그 업자의 제안이 매우 진지했기 때문에 일단 검색이나 해보자…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거였다, UR이라는 것은. ㅋㅋ

UR이나 현영, 시영 주택공사에서 모집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뉘어 진다. 추첨식과 선착순. 그리고, 모집 대상도 크게 2 부류로 나뉘는데, 소득이 많이 낮은 사람들과 어느 정도 소득은 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일반인이 소유한 주택에 들어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그것이다. 보통 전자를 위한 물건은 추첨식, 후자를 위한 물건은 선착순으로 모집하는 거 같은데, 선착순 물건들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 이케아와 콜라보로 리노베이션을 한 물건들도 있을 정도로 관리에 신경을 쓰는 듯 하였다. 재개발이 어려우니 재활용을 하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UR을 비롯한 후쿠오카 지역의 공영주택을 첫번째 터전으로 삼기로 했다. 공영주택은 심야에 샤워나 빨래를 하지 못하거나,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거나 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상상 외로 큰 보증 관련 스트레스를 내려 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어마어마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각보다 집도 괜찮은 게 많고… ^^;;

참고로, 이 공영주택은 재류자격을 갖춘 외국인들도 신청이 가능하다. 보통은 2인 가족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단신 입주가 가능한 물건도 많고, 또, 35세 미만, 신혼부부 등 젊은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할인정책 등도 다양하니, 인맥이나 재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한 상태로 일본에서 새 출발을 하는 이들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www.ur-net.go.jp

 

1. 오키나와에 UR은 없지만, 현과 시에서 운영하는 주택공사는 있다. 단, 오키나와 주민에 한해서만 입주가 가능하다고 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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