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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리스트 : 이사

“체크리스트”에서 이주와 정착에 필요한 과정과 절차들을 한 번 더 둘러보려고 합니다. 정보 제공의 목적보다는 최종 점검 차원에서 그동안 검색한 내용들을 정리 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제공하는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상황에 맞춰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결과이므로 정확성이나 보편성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나중에 정착후기를 기대해주세요. ^^;;

여행을 가거나, 이사를 가거나, 출장을 가거나… 목적은 달라도 짐을 싼다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 중에서 가장 골치 아픈 건 아마도 국경을 넘기 위한 짐을 싸는 것이 아닐까.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는 일단 애가 없고, 또 돈을 들여 산 명품 가구 따위가 없다는 것.

해외 이사업체를 이용한 후기들을 살펴보니 큐빅이라는 단위를 쓴다. 1m3을 얘기하는 건데, 짐들을 부피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하게 된다. 보통 기본이 3큐빅인가 했던 거 같은데, 최종적으로 부피를 정할 때에 장난질을 많이 친다는 얘기가 많다. 다행히 우리는 기본 3큐빅을 채우기도 어렵고, 채운다고 해도 돈이 없어서 업자들의 농간에 넘어갈까 고민을 할 이유는 없다. 물론, 돈만 여유가 있다면, 좀 양아치 짓을 하더라도 그냥 싸는 거 부터 맡기면 편하기는 할텐데… ㅠㅠ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몸으로 때울만큼 힘이 남아 있으니 그것도 좋지 아니한가. ㅠㅠ 

여튼, 이것 저것 다 알아보아도 우체국 선편 소포만큼 싼 건 없다. 다만, 이것이 부피가 아니라 박스당 무게로 비용을 산정하고, 또 그 무게는 박스당 20kg이 맥시멈이라는 게 단점. 짐을 쌀 때 무턱대고 싸면 안 되고, 항공기 여행을 위한 짐을 꾸릴 때처럼 무게를 신경을 써야 하는… 그러니까 몸도 피곤한데 머리까지 아파야하는 매우 안타까운 단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아래 사진을 잠깐 보자.

구글에서 우체국 선편소포를 조회해서 요금조회로 들어가면 잘못된 접근이라고 나온다. 우리나라 행정의 수준이 또 한 번 돈 없는 서러움을 자극한다. ㅠㅠ 여튼 우체국 선편소포의 요금을 알아보기 위해선 ‘우체국’도 아니고, ‘우정사업본부’를 검색해서 뚜벅뚜벅 한 클릭 한 클릭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참고로 순서를 정리하면…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www.koreapost.go.kr) > 사업분야 > 우편 > 국제우편 > 국제우편요금 > 국제소포 의 순으로 가면 우선 항공우편 요금이 나오고 그 아래 쪽에 다음과 같은 선편 소표의 요금이 나온다.

일본은 1지역이므로 20kg 박스 당 45,500원. 목표는 10개 정도인데, 어찌 될 지 모르겠다. 오키나와에 가려고 했을 때에 거의 다 버리고 가려고 했던 겨울 옷들을 다시 챙겨야 할 거 같고… 팔아버릴까 했던 온수매트도 가져가고… 최대한 15개까지 맞춰 보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대략 요금만 69만원 정도. 그리고 개당 1만원선인 플라스틱 박스 가격까지 해서 최대 85만원 정도를 이사 예산으로 잡고 있다. 물론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5층에서 20kg 박스들을 혼자 내려야 하는 나의 인건비는 없…ㅠㅠ

또 한가지 생각해야 하는 건 이삿짐을 부치는 시점이다. 보통 떠나면서 살 집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해외 이사 전문 업체나, 우체국 모두 중간에 주소를 바꿀 수 있는 옵션을 준다. 항공 운송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배로 가는 건 중간에 바꿀 수 있는데, 우리의 경우는 앞서 얘기한 대로 집을 구한 다음 다시 나왔다가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부모님 집에 짐을 임시로 보관했다가, 집을 구하고 나왔을 때 부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짐을 싸기 전에 할 일은 버릴 거 버리고, 팔 거 팔면서 짐을 줄이는 건데, 이건 올 초부터 중고나라를 통해서 3분의 1가량 진행했다가 잠시 쉬고 있다. 별의 별 인간 군상들을 다 만나는 거라 한꺼번에 많이 파는 건 간단치 않다. 특히 중고거래를 하면서 소비자 지상주의를 내세우려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스트레스가 상당한데… 환경도 그렇고, 그거 사느라 쓴 돈도 그렇고… 눈 딱 감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부딪힐 예정. 그 동안은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나… 했는데, 이제부턴 정신없는 두 달이 될 듯하다.

이사 이야기 끝! ^^;;

일본국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로 간다.

후쿠오카는 오이타에 있는 아내의 외가에 가기 위해 들리는 곳이란 이미지 밖에 없다. 나에겐 하카타 역에서 오사카행 신칸센을 타기 위해 역사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서 30분 정도 시간을 보낸 게 후쿠오카 체류의 전부였고, 아내도 그런 식으로 후쿠오카를 스치듯 지나기만 하였다. 근데 왜 후쿠오카인가.

맨 처음 오키나와에서 정착하기 위해 하려고 했던 건 “김밥 장사”였다. 20년 넘게 영상을 만지던 놈이 하기엔 좀 뜬금 없지만, 영상에 좀 지치기도 했고, 당장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에서 영상으로 오키나와에 정착을 하는 건 더 뜬금이 없는 일이라, 가급적 의식주와 관련된 아이템을 골라 조금씩 배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2년 정도 음식과 외식 관련 업계에 있다보니 김밥이란 아이템이 만만해 보인 것도 있었고… 여튼 살짝 색다른 김밥 아이디어도 있었고, 괜찮을 거 같았다. 

근데, 문제는 내 기술이나 경험 같은 게 아니었다. 올 초 오키나와 구석구석을 돌면서 답사를 해 본 결과, 위치가 조금만 좋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라 파리를 상대로 장사를 하기 딱 알맞는 곳이 오키나와란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김밥으로 천국을 만들거나 오키나와에서 갑부가 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고, 생계에 지장이 없을 정도면 좋겠다는 바람만 있었지만, 그게 좀 많이 불안해 보였던 거다.

물론 좋은 위치에 가게를 차릴만큼의 여유는 없었기 때문에 고민이 커졌다. 그러다가, 내 재류자격 변경과 관련하여 상담차 들렀던 입국관리국에서 만난 한 사람으로 인해 우리는 일단 김밥을 내려놓고 다른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한국 여자와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한 일본 남자였는데, 서울에서 약 8년동안 오코노미야키 집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작년에 건물주가 가게세를 과도하게 올려달라고 해서 결국 가게를 접은, 한국에선 흔한 스토리도 갖고 있었는데, 그 때 여행을 와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던 오키나와로 오기로 하고 와서 가게 준비를 하고 있던 차였다. 그게 1월 말이었다. 

그가 준비하던 가게가 우리가 묶던 호텔과 가까운 곳이라 우연히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오키나와에서 가게를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웠던 점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나중에 오면 한 수 가르침을 부탁하기도 했고, 라인 아이디도 교환하면서 잘 지내보기로 했다. 외식업에 완전 초짜였던 우린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오키나와로 갈 날이 80일 정도 남았을 때, 아내는 그에게 안부를 물었는데,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2월 초에 가게를 오픈 한 그는 한 달 정도 운영 후 5천만원 이상 들어갔다던 가게를 접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 온다고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장사가 되지도 않고, 잘 될 기미도 안 보인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줄을 서야 먹는 가게를 운영했던 사람으로서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던 거 같다. 그가 했던 얘기 중의 하나가 “사람이 너무 없다”는 것이었다. 한 번 온 손님을 반드시 단골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그의 가게는 나하 시내 최대 번화가라 할 수 있는 국제거리의 시작점인 현청 앞에서 서쪽으로 두 세 블럭 들어와 있는, 내가 보기엔 그렇게 나쁜 위치도 아니었지만, 한 달만에 장사를 접을 정도로 뭔가 안 좋았던 거 같다. 

물론, 다른 더 중대한 이유가 있는데, 거의 남과 다르지 않은 우리에게 장사를 이유로 댔는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우리는 이를 계기로 다시 원점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했고, 일단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영상으로 다시 먹고 살 방법을 찾아 보기로 했는데, 역시 내 일본어 실력이 걸림돌이 되어 어떻게 해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하루하루만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알게 된 것이 구매대행업이었다. 

혹시라도 일본에 가서도 할 수 있는 영상일이 있나 구인사이트를 열심히 살피기 시작했는데, 한 쇼핑 포털 회사에서 영상 프로모터를 찾는다는 공고를 보았다. 해외 직구로 특화된 회사였다. 지원을 했는데 면접까지 보게 되었고, 면접을 보고 오는 길에 이거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 회사와는 일단 오키나와로 넘어가 자리를 잡은 다음 다시 연락을 하기로 했는데, 꼭 그 회사와 같이 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셀러가 되는 게 여러가지로 흥미도 있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왼쪽 메뉴에 있는 ‘쇼핑 지원실’에 관련 내용이 올라올 예정)

처음엔 일단 집에서 영상으로 리뷰를 만들고, 구매대행으로 시작하지만, 조금씩 확장을 하여 직접 아이템들을 발굴하여 판매하는 쪽으로 가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런 생각을 해 갈수록 오키나와에 대한 동경은 쇼핑, 물류와 관련해선 여러가지로 불리함을 가진 오키나와의 현실로 인해 조금씩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게 따지면, 가장 유리한 곳은 도쿄 혹은 최소한 수도권이겠지만, 부담스런 정착비용도 비용이고, 아무리 일 때문이라곤 하지만, 오키나와에서 가지려고 했던 여유로운 삶에 대한 기대까지 모두 버리고 인간들이 바글거리는 곳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오사카는 아내가 자란 곳이라 설레임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삿포로는 추위를 싫어하는 아내 때문에 탈락…

그러다 문득, 요즘 후쿠오카가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생기는 곳이고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란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한국과도 가까우니 한국인들을 상대로 구매대행을 할 때 아무래도 유리할 거 같기도 했다. 부랴부랴 부동산 시세를 찾아보니, 오키나와와 비교하여 관리비 등은 조금 비쌌지만, 전체적으로 집세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전에 언급했던 운전면허를 바꾸기도 간단하고…ㅋㅋ 

며칠동안 아내와 이런 저런 상황들을 상정해가며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다. 아내도 나도 오키나와의 하늘과 바다는 쉽게 잊혀질 수 있는 그런 기억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정이 더 쉽지 않았지만, 내가 일본에 적응을 하기에도 후쿠오카가 수월할 듯 하니, 열심히 적응하고 자리를 잡고, 오키나와는 그 다음에 좀 더 여유롭게 가는 걸로, 그러니까 포기가 아니라 뒤로 미루는 걸로 하고, 드디어 후쿠오카에 가는 것으로 결정을 하였다. 

솔직히 오키나와에 가기로 했을 땐, 가서 주말에 뭐하고 놀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일과 관련한 생각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물론 후쿠오카도 먹거리가 훌륭한 곳이니 그에 대한 기대는 이미 차고 넘치는 중이지만… ^^;; 

행선지만 바뀌었지, 나머지 절차는 크게 달라질 게 없으니, 체크리스트를 비롯하여 이주 및 정착기는 계속해서 업데이트 할 예정이니, 관심 요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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