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탕] RAW파일로 찍으세요.

**오늘의 핵심 포인트**

*사진을 찍을 때 저장 포맷을 RAW 파일로 지정해주세요.
그러면 찍을 때 노출이나, 화이트 밸런스들이 좀 이상해도,
나중에 수정이 가능합니다.*


오늘은 RAW 파일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RAW 파일은 간단히 얘기해서 아나로그 시대의 ‘필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8년 현재, 대세를 이루는 카메라들은 사진을 찍으면 디지털 파일로 저장을 하는데, 사실 이걸 전부 필름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파일 포맷들은 필름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필름의 역할을 모두 수행해주는 포맷이 바로 이 RAW 포맷입니다.

그럼 필름의 역할이라는 게 뭘까요? 이미지 데이터의 저장과 이를 통한 이미지의 재생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두가지가 가능해야 필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JPEG 이나 TIFF 같은 포맷들은 이미지 자체를 저장은 하지만,  그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이터들은 저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파일로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 내용은 뒤에 좀 더 자세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암실 작업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반적으로 사진은 결과가 나오기 까지 두 번의 촬영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한 번은 사진기로 필름에다 찍고, 또 한 번은 그 필름을 이용하여 확대기를 통해 인화지에다 한 번 찍습니다. 찍는 원리는 같습니다. 빛의 강약을 한 번은 필름에, 한 번은 인화지에 기록하는 거죠. 확대기라는 건 이렇게 생겼습니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Enlarger

지난 번에 올렸던 스틸 픽쳐와 모션 픽쳐 3편에 보시면 맨 처음에 필름 사진이 나오는데, 그 사진에서 보시면 필름 상의 이미지들은 음영이 바뀌어 있고, 이걸 네가티브 필름이라고 부릅니다. 음영이 바뀌었다는 건, 밝은 부분은 어둡게, 어두운 부분은 밝게 표시가 된 걸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검은 색이라면, 필름 상에 하얗게 나타나고 실제로 하얀색은 필름 상에서 검게 나타납니다. 필름은 투명한 플라스틱이라고 보시면 되기 때문에, 사진 상에서 하얗게 보이는 부분을 실제로 보면 투명합니다.

왜 그렇게 되는 걸까요? 필름에 발라진 감광 물질이 빛에 반응 하는 걸 ‘탄다’라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흰색은 빛이 많이 반사가 된 것이고, 검은 색은 그 반대니까, 필름에 맺힌 상에 흰색 부분은 빛이 많이 닿는 부분일테고, 그래서 감광 물질이 많이 타서 까맣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필름에다가 빛을 비추면, 그 필름을 통과한 빛이 반대편에 상을 맺겠죠? 근데, 검은 부분은 통과를 못할 것이고, 투명한 부분은 다 통과를 할 것이고, 회색 부분은 농도에 따라 통과를 할 것이구요. 그러면 또 인화지가 그 통과한 빛의 양에 따라 반응을 합니다. 거기에도 감광 물질이 발라져 있으니까요. 대신 이 때는 반대가 되겠지요. 실제 검은 부분은 필름 상에서 투명하게 나오고 거기는 빛이 많이 통과를 하니까 인화지에선 반응을 많이 할테고, 그래서 검게 나오게 되는 겁니다.

필름에다 빛을 비춰주는 장치가 바로 확대기인데, 위 그림에서 보시면 Enlarger Head에 전구가 들어있고, 그 바로 밑에다가 Film carrier에 필름을 끼워 넣어주고 불을 켜면 맨 아래 판에 상이 맺히는 원리입니다. 이 때 헤드의 높낮이를 바꿔주면 아래에 맺히는 상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겠지요? 그래서 ‘확대기’라고 부르는 겁니다.

근데, 확대기에서 필름에 비춰주는 빛의 양을 조절하거나 하면 어떻게 될까요. 최종적으로 인화지에 맺히는 상의 노출 정도가 바뀌겠지요? 예를 들어 카메라로 찍을 때는 좀 과도한 노출이 있었다고 하면, 인화를 하는 과정에서 빛의 세기를 약하게 하거나 시간을 조절해서 최종 결과물에선 어느 정도 노출을 떨어뜨린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게 해보지 않으면 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 얘기인데,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더 간단하게, 필름이 있으면 인화 과정에서 촬영 때 있었던 문제를 어느 정도 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디지털에선 그 역할을 RAW 파일이 한다고 보시면 되는 거구요.

다시 잠깐 암실로 돌아가겠습니다. 필름 현상도 마찬가지지만, 인화의 과정은 결국 빛에 반응한 감광 물질을 반응 정도를 화학적 작용을 통해 드러내고 고착시키는 과정인데, 혹시 빨간 조명 아래에서 커다란 집게를 가지고 액체가 담긴 네모난 접시 안에 종이를 담그면 거기서 스르륵 이미지가 생기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면, 그게 인화 과정입니다. 이런 느낌이죠.

출처 : http://sf.funcheap.com/impossible-project-popup-emulsion-lift-workshop-600series-polaroid-camera-displays-sf/

보통 접시가 3개는 꼭 있는데, 현상액, 물, 정착액 이런 순으로 있습니다. 정착액 다음에 물을 담은 접시가 하나 더 있는 경우도 있구요. 여튼, 현상액에 빛에 쏘인 인화지를 넣으면 필름이 반응하든 또 감광물질이 빛을 받은 만큼 반응을 시작하는데, 담긴 동안 계속 반응을 하니까 오래 두면 점점 진해지겠지요?

여기서 잠깐! 필름을 통해서 노출을 조절하는 것과 인화지를 현상액에 넣고 노출을 조절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섬세한 조절이 가능할까요? 당연히 필름을 가지고 하는 게 더 섬세한 조절이 가능합니다. 디지털도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가 흔히 손실 압축 포맷이라고 부르는 Jpeg이나 Tiff, png 같은 것들은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정보들을 빼거나 줄여서 저장하는 형식이라 말하자면, 최종적으로 빛에 쏘여진 인화지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거라곤 현상액에 넣어두는 시간을 조절하는 거 밖에 안 남은 상태인 거죠.

물론 디지털에선 아나로그 시절보다 압축 포맷을 가지고도 할 수 있는게 더 있지만, 역시 RAW 파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RAW 파일은 사진을 찍을 때 센서가 감지한 빛의 정보 대부분을 그대로 다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섬세한 조절이 가능합니다.

아래 사진은 RAW 파일을 편집이 가능한 상태로 바꿔주는, 말하자면 현상을 해주는 Raw Therapee라는 프로그램인데, 가운데 사진 오른쪽에 있는 조절 항목들을 보시면 얼마나 섬세한 조절이 가능한 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심지어 보이는 저게 다가 아니고, 그 아래로 스크롤을 하면 저만큼 다섯번이 더 나옵니다.

물론 사진을 찍을 때 완벽하게 찍으면 저걸 다 안 만져도 좋겠지만, 스튜디오도 아니고, 야외에서 정신없이 찍다보면 촛점 맞추는 것만 해도 벅찰 때가 많으니까 노출이라던가 화벨 같은 건 일단 RAW 파일에 맡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게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보니, RAW 파일은 압축 포맷에 비해 파일크기가 많이 큽니다. 그래도 요즘은 SD 카드 같은 저장 매체들의 용량대비 가격이 떨어져서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참고로, 포토샵이나 라이트룸을 쓰시면, 거기 저 Raw Therapee의 역할을 하는 Camera Raw가 있기 때문에 뭔가 따로 구비하지 않으셔도 RAW 파일을 열고 조절하여 변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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