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탕] 나도 한 번 해 봅시다, 프로 예술 사진가! (2)

아직은 무관심에 더 익숙한 터라 반응이 좀 생기니 오히려 더 긴장이 되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구라탕이니까! 그냥 생긴대로 밀고 나가보겠습니다. ^^;; 시작하기 전에 구라탕이 뭔지, 1편은 무슨 내용이었는 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링크 드립니다.

아편의 “구라탕” 시작합니다.
[구라탕] 나도 한 번 해 봅시다, 프로 예술 사진가! (1)


스팀잇에서 프로 예술 사진가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당연히 올리는 사진마다 보팅을 충분히 받아 그걸로 생계에 도움이 되거나, 궁극적으로는 생계를 해결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오늘 얘기의 촛점은 사진 자체 보다는 스팀잇과 보팅 쪽에 맞춰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람

갑자기 웬 ‘사람’이냐…고 당황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프로가 되기 위한 최대 관문은 결국 보팅이니까, 그 보팅을 해 줄 ‘사람’들을 분석하는 게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팀잇에서 사진에 보팅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저는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관심이 없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로 나눴습니다. 뭐 역시 너무나 당연한 분류지만, 여기서 어느 쪽으로 타켓을 맞추느냐에 따라 사진의 내용이 달라진다고 보기 때문에 이 간단한 분류는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크게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건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아니고, 사진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아느냐 모르느냐의 기준으로 나눈 것입니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대략 사진의 원리라던가 후반작업에 대한 이해 등이 있으면 전문가이고, 그렇지 않고 막연히 사진에 관심만 있다면 비전문가인데, 비전문가를 포함해서 이 사람들에게 보팅을 받으려면 최소한 사진술의 기초는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초라는 건 한 마디로, 왜 이렇게 찍었는 지 기술적인 설명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냥 지나가다 구름이 예뻐서 전화기로 찍었어요…는 아무리 흑백으로 바꾸고 그럴싸한 스토리를 갖다 붙여도 인정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전화기 카메라가 날로 좋아지고는 있지만, 렌즈의 크기 등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소프트웨어 적으로 해결을 한다고 해도 하드웨어로 해결하는 것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그건 사진을 조금만 관심있게 보다보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화기로 멋진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역시 어느 정도 대가를 이룬 사진가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화기로 승부를 보려면 최소한 ‘와, 이걸 전화기로 찍었다고?’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그러느니 그냥 사진기로 다양한 시도를 하시는 걸 추천하겠습니다.

말이 좀 샜습니다만, 여튼,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보팅을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진이 일정 수준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그럼 이 사람들은 어디서 만나느냐! 바로 스팀잇에 존재하는 각종 커뮤니티를 활용하면 됩니다.

 커뮤니티

일단 가장 큰 커뮤니티는 뭐니 뭐니 해도 #photography 일텐데, 이건 이미 너무 방대해져서 동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내는 기능을 잃었다고 보구요, 그래서 좀 더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더 작은 커뮤니티들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제가 참여하고 있는 곳은  #bescouted 이고, @photocontest 에도 꾸준히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저는 안 하고 있지만, #monomad 쪽도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 거 같고, 한국 쪽에서 #kr-photo 이던가요? 얼마 전에 본 거 같은데.. 여튼, 찾아보시면 사진과 관련한 커뮤니티와 태그들이 꽤 있습니다. #photofeed 란 곳도 있는데, 여기는 사진 전문가들만 모이는 느낌이라 초짜들은 약간 유령 취급을 해서 전 좀 재수없어서 바로 나왔는데, 약간 폐쇄적으로 운영되면서 보팅을 밀어주기 등의 활동도 하는 거 같아서 사진에 자신이 있으면 수익을 올리기엔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저도 좀 더 자신이 붙으면 다시 들어가 보려구요.

참고로, #bescouted 나 #photofeed 는 스팀잇 외부에 따로 가입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방식이고, 다른 건 태그를 달거나 하는 식으로 참여를 하면 됩니다. 어쨌든 그냥 #photography 태그만으로는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들만 만나긴 어려우니 주제별로 혹은 이벤트 별로 운영되는 사진 관련 태그나 커뮤니티를 찾아 활용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사진에 관심 없는 사람들

이 사람들을 왜 신경을 써야 할까요. 한가지 이유가 있다면 바로 ‘쪽수’일 것입니다.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고, 이들도 보팅을 하니까요. 예전에 누군가에게 진정한 장사꾼은 무얼 파는 지보다 얼마를 남길 수 있는 지를 생각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할 수만 있다면, 이 쪽에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완전히 신경을 끄고 있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사진에 자신이 붙으면 다시 부딪혀 볼 생각입니다만, 물론 포커스는 좀 달리 맞춰야겠죠.

제가 헤비메탈 밴드의 기타리스트라고 가정해 봅시다. 정말 열심히 해서 저의 음악성을 인정받고 싶은데, 예술의 전당에 가서 교향악단과 협연을 하는 게 빠를까요, 아니면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게 빠를까요. 전 둘 다 간단치 않겠지만, 전자에 한 표를 던지겠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헤비메탈은 다른 장르의 ‘음악’이지만, 음악에 관심 자체가 없는 사람에게 헤비메탈은, 아니 클래식도 모두 ‘소음’에 불과할테니까요.

사진도 마찬가지로 이 부류의 사람들에게 어필을 해서 보팅을 이끌어내려면, 사진 자체 보다는 사진을 이용한 컨텐츠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렵죠. 사진을 써 먹을 컨텐츠가 우선 좋아야 비로소 사진이 상승효과를 가져다 줄 테니까요. 예를 들면 음식 관련 포스팅을 하는데 사진이 매우 훌륭해도, 나오는 음식 자체나 텍스트가 그저 그러면 소용없는 그런 케이스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컨텐츠가 좋고 사진도 좋으면, 우선 관심은 음식에 가겠지만 자꾸 보다보면, 뭔가 다른 글들과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고, 그것이 결국 ‘사진’이었군! 하게 만드는 전략이라고나 할까요?

여튼, 사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사진 자체로 접근하는 거보다 관심을 끌만한 컨텐츠에 사진을 활용하는 방향이 좋을 거 같습니다. ^^

 

사진

그럼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요. 촬영이나 편집과 관련한 기술적인 부분은 차차 따로 따로 하나 하나 설명을 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원론적인 얘기만 좀 하겠습니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하시는 걸로 해 주시구요. ^^;;

당연히 사진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보팅을 받을테니,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춘 사진이 필요할 겁니다. 그걸 편의상 좋은 사진이라고 하겠습니다. 좋은 사진을 만드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노출이라던가 촛점이라던가 하는 기술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고, 구도라던가 메시지라던가 하는 내용적인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근데, 그 좋은 사진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제 기준을 말씀드리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거 같구요, 여기서 그 요소들을 다 다루면 또 얘기가 한 없이 길어지니까, 그건 기회가 되면 나중으로 따로 하는 걸로 하고, 일단 기준은 각자의 취향대로 만들면 되는 거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다만 오늘은 이것 만큼은 반드시 거쳐야 어떤 의미로든 좋은 사진을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그런 기초들 몇가지만 여기서 짚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발입니다. 이건 제가 예전에 같이 일하던 몇몇 사진사들에게서도 들은 얘기이고, 이름은 잊었지만… 여튼 업계에서 알아준다는 다큐 작가도 했던 얘기이고, 지난 한 달 여동안 제가 사진을 직접 찍으면서 체험한 사실입니다. 사진은 ‘발’로 찍는 겁니다.

무슨 얘기냐면 많이 돌아다닐 수록 좋은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죠. 장소도 장소지만, 같은 장소에서도 계속 위치를 바꿔보면 새로운 장면들이 나옵니다. 사진은 상상의 세계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실제를 담아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코너를 돌아서지 않는 한, 코너 뒤 쪽을 사진에 담을 수는 없습니다. 사진기를 들고 많이 걸어다니십시오. ^^

손가락

이건 뭔지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셔터 단추를 누르는 손가락을 말씀 드리는 거고, 이거 역시 많이 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에 제가 유학을 가서 교양 필수로 처음 사진을 배울 때는 아직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 되기 전이었는데, 당시에도 선생이 많이 찍으라고 했지만, 전공인 영상에도 돈을 쓰기 벅찬 상황에서 교양 과목인 사진에 쓸 돈은 없었고, 조심 조심 아껴 찍고 하느라 결과적으로 성적도 별로고 재미도 못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완전 천국인거죠.

제가 요즘 나가서 찍는 양이 보통 한 주제당 2~300 컷 정도로 보통 하루에 1000컷에서 많게는 1300컷 정도 됩니다. 이게 많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략 카메라 모니터 상으로 맘에 드는 게 하나 나올 때까지 찍고, 나왔다고 생각들면, Safety로 좀 더 찍고 하는데 그러다보면 저 정도가 나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기술적인 문제들은 보지 마시고 그냥 상황만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ㅠㅠ 이 사진은 절대로 길 가다가 우연히 찍을 수는 없습니다. 엄밀하게 말씀드리면 이건 낚시가 아니라 그물질입니다. 저 때 엄청 찍어대고 있었거든요. 필요하면 연사를 쓰셔도 됩니다.

200장 찍고 쓸만한 게 하나도 안 나오는 때도 많고 찍다가 그 주제를 포기하는 적도 있는데, 어쨌든 자신이 없을 수록, 많이 찍어야 하고, 또 많이 찍다보면, 슬슬 카메라 없이도 네모 안에 세상을 담아서 보는 시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대상을 선정하는 데에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되겠지요.

전 다행히 한 20년동안 종류는 다르지만 그래도 나름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살아온 인생이라 그건 좀 익숙한데, 예전에 싸구려 안경테를 사서 한 쪽은 그냥 막아버리고, 한 쪽에 작게 네모를 뚫어서 그걸 쓰고 다니면서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는 연습을 하기도 했던 기억도 납니다만… 어쨌든 오른쪽 검지 손가락 아끼지 마시고 많이 찍으시기 바랍니다. ^^

편집

영상은 물론이지만, 사진 역시 편집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 위의 사진의 원본은 이렇습니다.

솔직히 이 사진은 새의 동작이 맘에 들긴 했지만, 그거 빼고는 별로여서 버리려고 했었습니다. 너무 멀어서 포커스도 살짝 나갔고요. 근데, 당일 추운데서 고생한 것도 있고해서 그냥 이렇게 저렇게 잘라보고 쓰기로 한 게 저 위의 사진입니다. 여기서도 보팅을 몇 개 받았고, 인스타에선 나름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다만, 좀 자신이 없어서 커뮤니티들엔 안 내고 그냥 #photography에만 냈더랬죠.

참고로, 우리가 사람들이 어떤 사진을 좋아하는 지, 그리고 내 사진이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이런 걸 너무 신경쓰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에 대한 의미있는 답을 구하기도 어렵구요. 그냥, 盡人事待天命이라고… 내가 할 수 있는 거 다 하고, 평가는 하늘 에 맡기는… 뭐 그런 자세로,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사진들을 내어놓는 용기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어쨌든 편집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고, 촬영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면 좋은 사진을 만들어내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찍을 때 대상을 어떻게 잡느냐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걸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건 편집 단계입니다.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도 어떤 범위로 자르는 지 색을 어떻게 조절하는 지에 따라 전혀 다른 사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은 찍는 게 반이고 편집이 반이라는 거 꼭 명심해주십시오. ^^


이상으로 현재 제가 스팀잇에서 프로 예술 사진가가 되기 위해 쓰고 있는 전략을 공유해드렸습니다. 예전에 그런 얘기가 있었죠. 서울대를 너무 가고 싶어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는데, 악마가 가르쳐 준 비법이란 게 국영수 위주로 매일 꾸준히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는 거였다는… ㅋㅋ 약간 그런 뻔한 얘기를 드린 거 같아, 뭔가 새로운 걸 기대하고 계셨던 분들껜 실망을 드렸을 거 같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시작한다면 말이죠. 어떻게 해도 100미터를 지나가야 되는 일이라면, 오늘 출발하는 게 가장 빨리 도착하는 방법 아니겠습니까? 말 장난 같지만, 어쨌든 전 그래서 한 달 전에 출발을 했고, 어느덧 설레임의 시기를 지나 첫번째 슬럼프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거 같습니다. 잘 이겨내고 올 여름, 아니 올해가 가기 전에 최소한 스팀잇 내에선 사진가로 통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쪼록 저의 구라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분들이 계셨으면 좋겠고, 전 다음 번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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