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키나와인가

2015년 6월, 직장을 옮긴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 갑작스레 여름 휴가를 정하게 되었을 때, 처음 생각한 곳은 홍콩이었다. 아내가 일본인이라 우리는 일본으로 여행을 가면 몇 달 치 장을 봐 오는 게 최우선 순위가 되다보니, 좀 더 여행다운 여행을 하기 위해선 일본이 아닌 곳을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그 1년 전, 2박 3일의 짧은 일정으로 다녀와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던 홍콩을 한 번 더 가보기로 한 거였다.

평소 6개월 정도 전에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해서 여행 일정을 잡아놓고 모든 일정을 거기에 맞추는 스타일이라, 이미 성수기로 접어든 시점에 일정을 잡으려니, 왠지 너무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어 계속 망설이다가, 혹시나 하고 대안으로 알아 보았다가 홍콩보다 저렴해서 가기로 한 곳이 바로 오키나와였다.

가자마자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하늘과 바다에 완전 매료되었지만, 둘 다 대도시에서 나서 대도시에서만 살아 와서 그런지 처음엔 너무 썰렁해 보이는 거리와 조금만 나가도 펼쳐지는 시골 풍경 때문에 와서 살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맨 처음 방문 때에 아내는 심지어 사는 건 싫을 거 같단 얘기를 할 정도였으니까…

근데, 그 이후로 도쿄, 오사카 각 1회, 오키나와 2회를 다녀오면서 점점 오키나와에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올 초, 드디어 여행 대신 정착을 위한 사전답사를 위해 오키나와를 한 번 더 다녀오면서 우리의 이민 준비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갈 때마다 보아 온 하늘과 바다는 계속 눈에 밟혔고, 어느덧 낡고 지루해보이던 풍경은 한가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되었다. 한국 생활에서의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작년 겨울, 만약 사는 게 똑같이 힘들다면, 하늘과 바다가 있는 오키나와가 1이라도 좋을 거 아니냐는 게 오키나와 행의 이유였다.

물론 비자 문제 때문에 간단히 움직이려면 일본과 한국 밖에 없고, 그래서 한국을 포기할 경우 일본 내에서만 장소를 물색할 수 밖에 없으니 오키나와가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란 냄새가 짙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오키나와는 일본이고 일본 시스템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남국의 풍광으로 매우 이국적이란 점에서 아내에게도 설레임을 주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출발을 할 때 설레임은 필수니까… ^^;

솔직히 가서 먹고 살 생각을 하면 그리 간단치만은 않지만, 지금까지도 여러 난관을 함께 잘 넘고 버텨온 지기가 있고, 거기에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가 있으니 막막함 보다는 오히려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곳, 그래서 우리는 오키나와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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